잘 알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아리송하기도 한 마음이 담긴 노랫말.
좋은 노래.
안녕
기억이 나도 그리워하지는 말자
그리워져도 뒤돌아보지는 말자
뒤돌아서도 걸음 내딛지는 말자
그대 이만 가시길
보내도 가지 않는 시절이여,
안녕
두 나무
또 한 번의 구름을 견디고 돌아오면
여전히 너는
나의 오랜 관객인 너는 익숙히
이렇게 서 있는 것만으로
그렇게 얘기를 하지
누구에게든 으레 그런 장면들이 있다고
견뎌지지 않을 시간들이 견뎌지는 것이라고
모니터 아래에 둔 휴대전화에서 알림음이 딩동-하고 울려 열어보았더니
멜론에서 <생각의 여름> 공연 소식을 알려 주었다.
이렇게나 반가운 알림이라니.
너 어떻게 내가 생각의 여름을 좋아하는 줄 알았니...
새 앨범이 나온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가까운 곳에서 공연을 한다는 소식까지.
서둘러 예매를 마쳤다.
무슨 행사때마다 작은 경품 하나 당첨되지 않는 나,
가위바위보는 했다하면 지는 나에게
이렇게 소소한 기쁜 소식들이 찾아와주어 세상이 아주 가끔씩은 아름답구나.
오늘로부터 딱 일주일 뒤면 나는 생각의 여름 공연을 맨 앞줄에 앉아서 보고 있겠다.
아유, 좋아라.
요즘 내 블로그 방문자 수가 심상치않게 늘었는데
유입경로를 보면 지난 설에 다녀온 게스트하우스 <생각의 계절> 검색으로 꽤 들어온다.
사실 포스팅에는 장점들만 가득 적어두었지만 심각하게 방음이 안된다는 단점 때문에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다시 가기에는 망설임이 있었는데
생각의 여름을 좋아해 이름을 가져왔다는 그곳이 자리한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마을 분위기와
숙소의 사려깊은 주인 부부와 그들을 꼭 닮은 숙소에서
생각의 여름을 들으며 다시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다시 드는 요즘이다.
올해 초에 있었던 일인데도 그곳에 머물렀던 기억은 옛날의 일처럼 아련하고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참 좋은 시간이었는데.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솔' 음이 어울리는 칠월,
여름이 진지하게 시작되는 칠월,
비와 함께하는 날이 많은 칠월이 왔다.
이렇게 하반기 시작.
6개월을 쓴 다이어리는 어느새 도톰해졌고.
바쁜 내 일요일, 남이 아니라 나를 위한 일들로 하루를 채우느라 바쁜 일요일.
그래서 너무 늦잠은 자지않고 가볍게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향만으로도 행복해지고 마시면 더 좋은 커피를 내리고,
책 두권을 천천히 읽었다.
워크숍을 다녀왔는데 하룻밤 묵었던 펜션에 갓 태어난 강아지 두 마리가 정말로 귀여웠다.
너무나 사랑스러웠던 흰둥이들.
우리가 가지고 있던 과자가 먹고 싶었는지 꼬리를 살랑대며 다가오는데
그 기회를 틈타 복실복실 털을 쓰다듬 쓰다듬했다.
아깽이와 강아지가 귀여워서 같이 살고 싶긴해도
봉현 작가님의 여백이를 읽고 느낀 것 처럼
너무나 사랑하게 될까봐
그래서 가을방학의 노래 처럼 '언젠가 많이 울게 될 것 같아' 선뜻 데려오지 못하겠다.
가끔 만나게 될때마다 귀엽다고 감탄할뿐.
자전거도 못타고 당연히 면허도 없고
그래서 산악바이크가 겁나서 다른 친구의 뒤에 타는 것으로 만족했지만
오랜만에 시소타기는 정말 즐거웠다.
그나저나 자전거는 배우고 싶은데.
경주의 너른 풀밭에서 자전거를 배우고 싶은 나의 바람은 이뤄질 수 있을까.
살구와 천도복숭아를 맛있게 먹었다. 얌냠.
여름은 과일이 풍부해 좋다.
한편으로는 여름을 맞아 고민도 생겼는데,
나의 초록이들이 한겨울보다 하루종일 비만 오는 이 장마철을 몹시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
햇빛도 없고 습도는 높고,
비 들어올까봐 창문을 닫고 다녔더니 통풍도 어렵고
그래서 초록이들 몇몇에 벌레가 생기고 곰팡이가 생겨버렸다.
잘 자라주는 이쁜이들이 있어 대견하지만
시름시름 앓고 있는 애들을 위해서 식물에게는 해가 안간다는 살충제를 얼릉 사와야겠다.
무언가를 책임지는 것이 쉽지 않다.
오랜만에 보고 싶은 영화가 생겼는데 상영관도 적고 하루에 고작 한 두 타임이 다.
그래도 너무 늦지 않은 저녁 시간에 <우리 연애의 이력>을 볼 수 있었다.
주인공 ㅈㅎㅂ 씨는 왠지 얄미운 캐릭터가 이미지화 되어버렸지만
간간히 출연하는 단막극 같은 걸 보면 예쁘고 연기도 잘 한다.
이 영화에서 우연이.라는 캐릭터하고도 잘 어울렸고 참 예뻤다.
좋은 영화인데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오픈되어 있지 않다는게 안타까운 영화.
'어떻게 보면 우리는 모두 환자이고, 사랑이란 상대를 간호하는 것이다'라는 대사에
100%는 아니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공감을 했다.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상처를 사랑으로 치유받고,
제대로 된 이별을 통해 다시 사랑을 되찾는 영화는
그걸 그리는 방식이 통속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하루종일 비가 내리는 날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장마다운 장마.
마음의 습도는 너무 높이지 않고 오늘 우연히 들은 노래 제목 처럼
'몸에 좋은 생각'으로 나를 채우는 여름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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