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월.하고 소리내어 불러본다.
'시월'과 '가을'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이야.
계절이 완연해졌을 때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것도
큰 행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곧 잎들이 노랗고 빨갛게 색을 물들일텐데
그 예쁨들을 놓치지 않고 잘 보아두고 싶다.
가을의 장소.하면 떠올리는 몇 군데가 있는데 올 가을에는 얼마나 예쁠까.
눈에 마음에 가득 담고싶다.
2.
아침 저녁으로는 외투가 필요한 쌀쌀한 바람이 불고,
한 낮에는 아직 햇살이 쨍쨍 비춘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가을 쪽으로 점점 기울어가는 지금.
시월엔 가을도 좀 타는 것 같고 ...
일도 벅차고, 사람도 어렵고,
내 것인데 내가 잘 모르겠는 마음이 벅찬 이 가을을
좀 더 밝고 튼튼하게 지낼 수 있기를.
토닥토닥
쓰담쓰담
지금 내게 너무나 필요한 것들.
3.
오늘은 하루종일 비오는 일요일.
울적한 마음을 좀 덜어보려고 데운 우유에 믹스 커피를 타 마시는 저녁.
재작년 겨울에 참 많이 마셨는데.
그 날 이후로 많이 애쓰고 있는데 내 마음은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있는걸까.
괜찮다 싶다가도 여전한 마음에 놀랄 때가 있다.
4.
10월에 좋은 노래들.
5.
무주 뱀사골, 비 내리기 직전 풍경.
워크숍으로 다녀왔는데 다음에 좋은 사람과 함께 다시 가볼 수 있으면 좋겠다.
장미, 꽃기린, 바이올렛.
한 화분에 종류가 다른 장미가 피어있다.
운동가는 길에 동네 교회 바자회에서 화분 파는 걸 발견하고
예쁜이들 집에다 데려다 놓느라 운동에 지각.
국화와 꽃기린.
어쩌자고 자꾸 화분을 들인다.
날이 추워지니까 베란다에 둔 화분들을 방 안으로 데려놓으려고
선반을 찾고 있는데, 고민고민.
언니가 보내준 생일선물상자에는 좋은 것들이 잔뜩.
생일 선물로 받고, 내가 산 책들.
쇼코의 미소.
꾹꾹 눌러온 내 마음의 어떤 것들이 툭 하고 터져버리는 기분.
오랜만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애슝 작가님의 그림을 정말 좋아한다.
나도 동녘이랑 홍선배처럼!!
한 권은 내가 읽고 싶다고 말해 받은 생일 선물.
한 권은 내게 주고 싶어 준비했다는 후배의 선물.
같은 책이 두 권 생겼다.
언제나 좋은 찰스비에서 더블크림 라떼를 마시고 반한 날.
다음에 마신 더블크림 블랙도 맛있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립반윙클의 신부를 보았다.
포스터를 받아 책상 앞에 붙여두고.
가을에 마신 썸머라떼.
햇살도 좋고 나무들도 예쁜 날에 미술관 산책하고 싶다.
마음에 반짝이는 것들을 담아둘 수 있는 가을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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